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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온도계 의식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7849 등록일: 2015-09-17

온도계 의식

 

여름이면 높은 온도에 몸을 높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겨울이면 낮은 온도에 몸을 낮춰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높았다가 낮았다가 물결치는 이내 마음 어떡하나.

하필이면 내가 왜 이 못 쓸 병을 얻었을까.

낮은 자리에 앉아 있으면 높은 자리에 서고 싶어 안달이고

높은 자리에 서 있으면 정상에서 더는 피울 일이 없어

절망할 때 그렇다면

자신을 채웠다가 비워버리는 마음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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