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도읍지
고목과 마주하는 마음은 언제나 나라와 백성이 버리고 떠난
옛 도읍지를 부른다.
아무도 살지 않아 아주 오래 묵혀버린 땅에는 쓸쓸하고 허전함이 묻어나는데
시골 오일장은 시끄럽다.
여기저기 즐비하게 늘어선 노점상 앞에서 세상에 에누리 없는 장사가 없다고
값을 살짝 더 보태거나 깎는 너스레가 오고 간다.
손바닥만 한 작은 시골 장터 한가운데 작은 창이 남쪽으로 나 있는 대포 집에서는
불이 났는지 시끄러워 더 못 참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