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두기 먹구름이 까맣게 낀 날 아침 우산을 가져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뚜벅이가 영주공공도서관으로 향한다. 어슴푸레한 것이 살짝 밟기만 해도 검불이 터져 날아와 나를 덮칠 듯도 하고 쏙쏙 발도장이 찍힐 듯하다. 따박따박 나를 따라오는 한 발자국은 깎뚜기가 되어 떨어져나가고 있다. 누가 내가 만든 깎뚜기를 먹어준다면 조리사로서 얼마나 마음 뿌듯할까. 조리사의 행복을 훔쳐보고 싶은 낭만에 대하여 누가 이 마을 알아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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