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휘자
늙음 직한 복도에 나와 손을 이리저리 내젓는 모습은
소나타를 전혀 모르는 나에게 마치 그의 소나타를 지휘하는
지휘자처럼 여겨지고 있었다.
일류도 이류도 아니지만, 매우 그렇듯 하게 지휘자의 흉내 내는
그에게는 한 때의 꿈이리라.
늘 관중 없는 곳에 복도에 서서 홀로 독학하며 관중 없는
독백으로 지휘하는 그를 보면서 꿈을 먹고 사는 사람을 느낀다.
그리운 꿈의 자리에서 그러할지라도 포기할 줄 모르는 한 사람을 위하여
나는 그의 지휘를 바라보며 기도로 보듬어가는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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