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대전역 광장 한쪽에서는 문수사 정일 스님이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 은쟁반에 은구슬이 톡톡 청량하게 튀는 맛깔스러운 목소리로 가요를 부르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나무 아래 사람들이 빙 돌아가며 앉아 있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고 가는 가운데 지하철 4번 출구 옆에 있는 흡연구역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그런데 낯이 익은 할아버지 한 분이 이제 막 피우고 갔는지 아직도 모락모락 연기가 일렁이는 재털이 함 모래에 꽃혀 있는 꽁초들 속에서 하나하나 손으로 집어내시는 모습이 보였다 무엇일까 살며시 다가가 보니 남들이 피우다간 담배꽁초를 한 움큼 들고 계셨다 그것을 할아버지는 차곡차곡 잘 모아서 호주머니 속에 넣었다 무심코 그동안 그냥 지나치곤 했었는데 이렇게 할아버지는 매일 대전역 광장 흡연구역에 서서 담배꽁초를 주워서 가지고 계시면서 피우셨던 것이다 어느 날인가 젊은 아저씨 하나가 할아버지께 담배 한 갑을 사주고 가는 것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전혀 이러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지금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간혹 담배를 사와 할아버지께 드리면서 "할아버지 피우세요."하고 건네주고 가던 젊은 아저씨들이 생각난다 그때는 그 아저씨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전혀 몰랐다 그런데 인제 보니 담배꽁초 줍는 할아버지를 보고 너무 안쓰러워서 보 다 못해 자신의 돈으로 담배 한 갑사서 할아버지 피우시라고 드리고 간 것이었음을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할아버지께 담배 사드리고 가는 좋은 분들을 종종 무심코 봤었던 것 같다 어렵다 어렵다 언제부터 우리 경제가 이렇게까지 어려워졌단 말인가 우리의 가정이 흔들리고 있었단 말인가 그저 입맛이 씁쓰름하다. 오늘도 대전역은 오늘도 이렇게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의 기가 막힌 삶을 포착해 열차로 떠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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