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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의 작품읽기

정선규 시인
야생화
작성자: 정선규 추천: 0건 조회: 9340 등록일: 2014-10-17

야생화

마을 어귀 돌다리 아래 차돌을 비켜
휘어져 돌아나가는 그 모퉁이를 따라
작달막하게 피어난 물풀들이 작은 조약돌 넘어

일렁이는 물결의 탓으로 금방이라도 물귀신 될 것만 같은

몰골로 피었더니

바람에 휘말려
들녘을 지나 오솔길 보이는
산자락을 까치발로 딛고 살포시 내려앉아
겨우 햇살 한 숟가락
새어 들어오는 음지 마루턱 배기에서
햇살을 기다리며 한 모금 머금은 꽃 한 송이로

해봄의 언저리에
하얀 그리움이 목덜미까지
물보라 친 채 애타는 심정 끌어안고
등산로를 바라보며 꽃말을 한눈에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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