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남편에게 받은 것은 배추였다 생전 가도 배추 한 포기 사오지 않던 남편이 오늘 새삼스럽게 사온 것이다 아내의 생전에 별꼴이 두 쪽으로 반짝인다 눈 내리는 오늘 아내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김장을 눈 내리는 풍경 속에 갇힌 수상한 여인네의 행동이 엿보이는 스산한 분위기로 배추를 잡아야 했다 소금에 절여놓고 양념으로 보태다 보니 남편 얼굴이 떠오른다 기대 이상의 행동을 어디서 빠끔히도 데려다 놨을까 청소하던 닭장에서 알 낳는 닭 보고 남편의 마음은 움직였을 것이다 배춧속 꽉 들어찬 알을 깨 내고 당신의 사랑으로 채워낼 아내의 화끈하게 사정 두지 않고 버무린 솜씨로 잔뜩 절인 김장김치가 먹고 싶었던 것이다 사랑은 가족의 건강이 되고 가정의 화목이란 걸 남편은 은밀하게 아주 은밀하게 속옷처럼 내비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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