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와 소주병
오낙율
누가
깡 소주 마시다가
떠나셨을까?
골목길 초라한 벤치위에
두잔 쯤 남겨진 소주병 하나
우두커니 앉아있다
바람 한 자락
지날 때마다
표정 없이 공명(共鳴)하는
푸른 소주병의 낮은 휘파람
살려고 살았던 세월…….
사람 살다 떠난 흔적이란 게
마른 모래위에
개미 지나간 자리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