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2
이파리로 피고
꽃으로 피고
들짐승도 되었다가
물로 돌아갈 때
불을 빚는다.
물이다
생명의 주인이다.
물이 그려낸 숫한 생명
물이 그린 무지개
무지개 같은 삶
연기로 피어
꽃으로 피어
더러는 짐승의 욕망으로 피어
깊고도 긴 계곡에
형 형의 색체와 모습으로
물이 흐른다.
하얗게 부서지다가
영롱하게 맑다가
햇살에 반짝이다가
꽃으로
아! 어여쁜 꽃으로
만발하며
어우러지며
거대한 강을 이루며
카롱의 배를 띄우며
하늘에도
땅 위에도
오로지
물만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