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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의 작품읽기

민문자 시인
참새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2551 등록일: 2018-10-10

         참새

 

                                        민문자 

 

 

사람보다 먼저 풍년가를 부르던 참새들

황금벌판으로 가을이 익어 갈 때는

어디선가 군무를 추며 떼로 날아와

이 논 저 논 벼이삭을 쪼아 먹었다

 

참새 떼를 물리칠 양으로

허름한 옷가지와 모자로 허수아비를 세우고

논 위에 얼기설기 깡통을 매달아 놓으면

요란한 소리 딸랑딸랑!


참새들도 가짜라는 걸 알았나

별로 무서워하지 않았다

타는 가을 햇볕의 뜨거움을 참고

긴 막대에 감긴 긴 끈을 휘두르며

소리 소리치며 참새 떼를 몰아냈었지

 

훠이 훠이!

메뚜기도 잡으면서

도둑 떼, 참새들을 물리치던 추억

황금벌판 새들의 군무가 눈에 선하다

 

  (201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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