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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젖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1980 등록일: 2018-08-29

어머니 젖                                                          민문자      2017.  9.  23   여보! 눈이 아프다, 당신 먹는 윌 조금만 남겨 줘! 눈병이 나면 어머니가 젖을 짜 넣어주셨는데…. 벌써 저 세상 가신지 이십 년이 지났어도 어머니가 그리운가 보다. 참 부러운 모자 관계였지.    결혼 후 한동안 늙은 어머니 무릎에 누워 진기가 다 빠진 쭈글쭈글한 젖가슴을 어린애처럼 더듬던 남편이었다. 막내아들이어서인지 남편에게 유난히 자애롭던 어머님, 저세상에서도 자식 걱정으로 아들을 수호하고 계시는지 안약 대용으로 쓴 유산균 윌은 대단한 효험이 있었다. 이렇게 어머니 젖은 성장하는데 필요한 영양분이자 건강을 지키는 예방약이고 치료약이었다.     다섯 살까지 젖을 먹고 자랐다는 남편은 젊어서는 체력이 누구보다도 강건했다. 반면에 나는 어머니 젖이 부족해 할아버지 등에 업혀서 동네 아낙네들에게 동냥 젖을 얻어먹거나 암죽으로 자라나 면역성이 약했던지 소화불량으로 잦은 위염의 고통과 학질을 앓으며 잔병치레를 하였다.    나의 자식들에게는 다행히 첫돌까지 알맞게 젖을 먹여 키울 수가 있었다. 찌르르한 느낌과 함께 젖가슴이 부풀어 오르면 어김없이 젖을 먹일 때가 되었다는 신호로 아기가 울었지. 어미 품에 안겨든 아기는 젖만 입에 대주면 흡족해했다. 젖먹이가 눈곱이 끼면 먹이던 젖을 눈에 짜 넣고 닦아주었다. 우리가 젊은 시절에는 보통 형제나 남매끼리 서로 어미 젖을 한 번이라도 더 만져보려고 다투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젖을 떼고도 빈젖이라도 빨고 싶어 했다.     유아의 모든 욕구불만을 해결해주는 것이 어머니의 젖이었다. 세상에 가장 성스러운 모습이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어머니 모습인데 이제는 이런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 시설이 좋고 먹거리가 풍부한 현대에는 자녀도 적게 낳고 자신의 몸매를 가꾸느라 수유하지 않는 풍조가 늘고 있다. 생명의 근원인 모유 수유가 줄어드는 세태에 따라 모자간의 사랑의 농도도 옅어져 가는듯해 안타깝다.   어머니 젖은 영원한 그리움이자 사랑이다 (나는 바람입니다 / 한국문협 한국수필분과 회장지연희외, 5매 수필의 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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