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태몽
민문자
첫아들을 고대하시던 시어머니께 죄송스러워서
둘째를 임신하고는 좌불안석 몸 둘 바를 몰랐다
어느 날 용하다는 한의원에 가서 진맥했다
49%는 딸이고 51%는 아들입니다
얼마나 노심초사했던지 이상야릇한 꿈을 꾸었다
43년이 지나도 역력히 기억나는 꿈
열두어 살쯤 돼 보이는 소년과 그 부모가 마당에서
시집오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랑은 보이지 않고 큰 용과 누런 사자가 함께 있는데
이것들도 우리 식구니까 잘 지내야 한다고 했다
그때 녹색의 꼬리 긴 용이 식구들을 가운데 두고
자기 몸으로 빙 둘러 울타리를 만들더니
내 왼손등을 꼭 집어 물었다
뱀한테 물리면 성냥불로 제독해야 한다는데……
꿈에서도 얼마나 따끔하게 아프던지
지금도 왼손등이 따끔한 느낌이 안 잊히는 신비로운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