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이면 생각나는 사람
민문자
부처님 귀 달고 태어나 부처님처럼 산 친구
만추가 되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그대
동막골 은행잎도 낙엽이 다 되었겠지
은행잎이 온 산을 노랗게 물들일 때 떠난 사람
세상 하직한 지 벌써 십 년이 넘었구려
부끄러워라
5년 전에 한 번 찾아보고 무심했던 나
바쁜 일상 때문이라는 변명
영원한 내 마음의 친구여
설마 꿈에라도 그대 잊기야 했으랴
큰 부자처럼 대의를 위해서는
아낌없이 지갑을 열던 그대
2008년도에 가신 내 스승은 만나 뵈었는지
아마도 그분의 새로운 제자가 되어
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을 듯싶네
수필 한 작품만 남기고 애석하게 떠난
그대의 간곡한 권유로 수필에 입문한 나는
이어서 시와 시낭송 서예 공부로 일취월장
그대 몫까지 채우려고 열심히 하고 있어
모두 욕심이란 생각이 들지만
노년을 외롭지 않게 사는 방편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