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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의 작품읽기

민문자 시인
제54강 스피치와 시낭송 문학의 집 구로 2014. 7. 14. 월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13003 등록일: 201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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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강 스피치와 시낭송 문학의 집구로 2014. 7. 14.

                       반지

                                                                                           민문자

저는 지금부터 반지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약속할 때면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명하곤 하지요.

너와 나, 마음과 마음이 하나 되자는 이런 뜻을 어릴 때는 클로버 흰 꽃송이로 반지를 만들어 끼워주며 너는 내 친구라고 마음으로 점을 꼭 찍었지요. 사랑하는 청춘남녀는 애인끼리 커플반지를 서로 끼워 주며 너는 내 것이다.’라고 공표를 하며 자랑스러워합니다. 신랑 신부는 보석 반지를 서로 끼워주고 평생 변치 말고 잘 살자고 약속합니다. 그래서 약혼반지, 결혼반지가 필요한 것이지요. 그러니 조그마한 반지이지만 그 의미가 대단히 크므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반지를 애지중지하게 됩니다.

저는 그 의미가 큰 약혼반지, 결혼반지를 잘 간수하지 못했습니다.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교환한 반지라면 마땅히 무슨 일이 있어도 손가락에서 빼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반지를 끼고 일하면 불편하고 비싼 보석이라 애지중지하는 마음으로 손가락에서 빼 보관하다 잃어버리는 수가 많습니다. 저도 잘 보관 한다는 것이 도둑에게 내어 주고만 꼴이 되었습니다. 그 후 남편이 환갑의 나이로 공부하다가 제주도 수학여행을 다녀오면서 칠보은반지를 사다 준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애지중지 열심히 끼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어디에 있는 줄도 모르게 버려두고 있다가 이번에 찾아보니 장롱서랍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어떠한 진귀한 보물도 사람이 사랑해주어야 빛이 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름답던 칠보반지가 새까맣게 죽어 있었습니다. 정신 차리도록 찬물에 치약을 발라 말끔하게 목욕시키니 옛 모양을 드러냈습니다. 그동안 초심을 잃어버리고 남편에게 얼마나 무심히 대했는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부터 이 반지를 꼭 끼고 다니면서 내 본분을 다해야겠습니다.

1997년에 돌아가시기 전 시어머님께서는 평소에 끼고 계시던 자만옥 반지를 저에게 주셨고 지난해에는 친정어머님께서 은으로 된 쌍가락지를 주셨습니다. 마음의 징표로 주신 그것을 가끔 꺼내어보면 지난날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릅니다.

원래 보석에 무관심한 편이지만 여러 차례 중국여행을 하면서 심심풀이로 사 끼어보던 반지가 여러 개 있습니다. 비록 값나가는 반지가 아니지만 모두 나의 지난날의 추억이 아로새겨진 것들입니다. 값진 보물이 아니기에 며느리에게 주기에도 미안한 물건입니다. 이럴 경우 딸과 며느리 중 누구에게 주어야 좋을까요?

반지는 마음과 마음이 하나 되기를 바라면서 선물로 주고받는 물건이지요. 그러므로 너무 값비싼 것은 간수하는데 부담이 크고 실제로 사용하기 불편합니다. 요즈음 머리가 깨인 젊은이들이 값싸고 실용적인 커플반지로도 행복해하는 모습은 구세대인 우리가 본받을 일입니다. 이 작은 물건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어쩌면 자신을 지키는 지렛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는 반지를 꺼내어 손질하여 끼어보고 아름다운 마음의 약속을 하던 옛날을 돌이켜봅시다. 그래서 앞으로 맞이할 미래를 더 아름답게 가꾸어 나갑시다.

지금까지 저는 반지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최은하(崔銀河) 시인

전남 나주 출생(1938)
자유문학천료 등단(1959)
경희대 국문과, 동 대학원 졸업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기독교문인협회 회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고문. 한국기독교문인협회 고문. 한국현대시인협회 고문·평의원
믿음의문학발행인
한국현대시인상, 한국문학상, 경희문학상, 기독교문화대상 수상
시집천년의 바람, 마침내 아득하리라,드디어 때가 이르니15
수필집그래도 마저 못한 말 한마디외 다수

   

겨울 담쟁이덩굴 / 최은하


 

손아귀에 온 힘을 주어
외로 감고 풀기를 그 얼마나 거푸했던고

맨 손등엔 힘줄도 잦아들고
눈발이 소리 내어 흩날리는 한겨울에도
가까스로 벽을 기어오르는 현기증
하늘은 기울어 휘돌아들었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손과 눈은 사뭇 떨리고
절레절레 뒤틀린다

손사래를 쳐본 일 없이
부여잡은 손길로 허공에 매달려
내가 부르는 이름은 발음이 되질 않고
뼛골 마디마디만 시리게 욱신거려
봄날이 온대도 조인 긴장일 뿐이다

겨울가뭄인가
외줄기 숨결은 목마름으로 타오르고
손끝은 별을 향한 채
눈앞은 이제 고즈넉이 얼어붙어
어느 경계지점의 안팎인지
한갓 풍경으로 남아 걸쳤다


지렁이 / 최은하

 

겹겹이 안개로 둘러 내린 달밤을

구천(九天)으로 휘날려 만상(萬象)을 채우는 울음은

어느 원한으로 태어나 맨마디, 마디로 부벼

서린 업보를 닦는가

선천(先天)으로 태양을 거부하는 생리는

안광(眼光)마저 지워버리고

한몸에 음양(陰陽)을 지녀

목숨은 형상(形像)으로

지심(地心)을 살다


 

숲으로 가리 / 최은하

 

   숲으로 가리

   우리 사랑이 자리 잡았을 때

   얼싸안고 숲으로 가리

   숲 속으로 걸어 걸어서

   들어서서는 황혼을 맞으리

   돌아올 길을 잃으면 더 없이 좋으리

 

   숲으로 가리

   나의 사랑이 꽃인갑다 싶을 때

   그 불씨 욱여 안고 숲으로 가리

   숲 속으로 들어가선 아침을 맞으리

   바다나 강이 보이는 숲에서 눈을 뜨리

 

   숲으로 가리

   우리네 사랑이 어두워지기 전에

   눈 내리는 겨울 숲, 숲으로 가리

   숲 속으로 깊이 들어

   교회당의 종소릴 들으리

   내 맨 처음과 마지막의 기도문을 떠올리리

 

   숲으로 가리

   오늘 하루가 다 가기 전에

   까마귀 떼 우짖다 잠든 숲으로 가리

   숲 속으로 들어가서 나도 잠드리

   허구헌 꿈 속의 꿈으로 고이 잠드리

 

   숲으로 가리

   이 세상 태어나 배우고 익힌

   사랑이란 말 허뜨려 버리기 전에

   이제 어둡게 우거진 숲으로 가리

   숲 속에서 숲과 함께 바람을 맞아

   사라지는 바람이 되리

   한 줄기 바람소리로 남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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