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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강 만나고 싶은 사람/스피치와 시낭송 2014. 6. 9. 월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13098 등록일: 2014-06-08

49만나고 싶은 사람/스피치와 시낭송 2014. 6. 9.


             만나고 싶은 사람

                                                            민문자

오늘은 만나고 싶은 사람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인생은 고독한 것, 홀로 걷는 길이라 하지요.

사람은 태어나 항상 주위에 누군가의 도움도 받고 또 도움도 주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군중 속에 있어도 해결할 수 없는 고독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따뜻한 말 한마디로 위안을 주는 사람, 그 말 한마디의 영향으로 진로가 트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막막한 우리의 인생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런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되기도 하고 인생의 스승이 되기도 합니다.

인생의 훌륭한 선배를 만나서 동행하면서 사는 삶이라면 즐겁고 행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흔히 인생의 스승을 만났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꿈을 이루도록 인생의 중요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분을 만나는 것이지요. 스승과의 만남은 우리 가슴에 큰 울림이 옵니다. 정신적 지주가 되어 우리가 처한 상황이 달라지고 세월이 가도 흔들리지 않아 마음으로 모시게 되지요. 인생의 스승은 전문지식, 경험 및 지혜 등을 더 많이 지닌 사람으로서 자기 일에 도움을 주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기쁨과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사람, 난감한 일을 당했을 때 개인적인 고민 상담까지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은 인생의 스승이 있습니까?

저는 이십여 년 전부터 저의 일상사를 의논하고 조언을 받는 인생 선배가 있습니다. 제가 성장하는 과정을 바라보며 함께 즐거워하는 분이지요. 지금도 쉬지 않고 시골 작은 도시에서 부녀자들의 어려운 점을 상담해주는 일로 봉사하시는 분입니다. 이분은 어떤 문제를 의논하면 잘할 수 있다고 저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도 하고 때로는 다른 의견도 제시합니다. 사회생활과 잡다한 가정사에까지 그분의 말씀을 참고하면 화로 들끓던 가슴도 어느새 평온하게 가라앉는 것을 느낍니다. 전화로만 대화하고 벌써 만나지 못한지 일 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십여 년 전처럼 12일 여행을 하며 밤새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일상사에 얽매어 좋은 기회를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회를 잃으면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자신이 신세를 진사람, 존경하는 사람, 그리운 친구,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일가친척 모두 당신이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아닐까요? 만나고 싶은 사람은 꼭 만나야 합니다.

오늘은 만나고 싶은 사람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 김종길

 

네 커다란 검은 눈에는

슬픈 하늘이 비치고

그 하늘 속에 내가 있고나

어리석음이 어찌하여

어진 것이 되느냐

 

때로 지긋이

눈을 감는 버릇을

너와 더불어

오래 익히었구나 


 춘니(春泥) / 김종길 

여자대학은 크림빛 건물이었다.

구두창에는 진흙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알맞게 숨이 차는 언덕길 끝은

파릇한 보리밭-

어디서 연식정구의 흰 공 퉁기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뻐꾸기가 울기엔 아직 철이 일렀지만

언덕 위에선

신입생들이 노고지리처럼 재재거리고 있었다

 

해거름 이삭줍기 / 김종길 

연암이 말하듯 나이를 더해도
달라지지 않는 건
어릴 적 마음

어느덧 팔순이라는데 마음은
아직도 바닷가에서 노는
어린아이 같다

해가 저무는 줄도 모르고
조개껍질이나 줍고
게 새끼랑 어울리다 보면

갑자기 거센 파도가 덮쳐와
이 한 몸 나뭇잎인 양
쓸어갈 날 있으련만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고
놀이에만 몰두하는
어린아이


아픔 / 김종길


사람들은 꽃을 좋아하지만

그것이 얼마마한 아픔 끝에

피어나는지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나도 이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그것을 알았다.


초봄부터

뜰의 철쭉 포기에서

꽃망울들이 애처럽게 애처럽게

 

땀나듯 연둣빛 진액을 짜내던

그 지루한 인내를 지켜보고서야

비로소 그것을 알게 되었다.

    김종길 약력

김종길 시인은 본명은 치규(致逵), 1926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하여 고려대 영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쉐필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였다. 194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1958년부터 1992년까지 고려대학교 교수로 문과대학장까지 역임하고 1988년에는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냈다. 고려대학교 영문과 명예교수이고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목월문학상, 인촌문학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만해대상 이설주문학상 등을 수상 했다.

저서로는 성탄제』『하회에서』『황사현상』『달맞이꽃』『해가 많이 짧아졌다등의 시집과 시론』『진실과 언어』『시에 대하여』『시와 시인들등의 시론집과 시론선집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시선집天地玄黃이 있다. 그리고 시집20세기 英詩選, 영역 한국 한시선SLOW CHRYSANTHEMUMS, 영시론집 THE DARLING BUDS OF MAY』『현대의 영시, 영역 김춘수 시선 THE SNOW FALLING ON CHAGALL`S VILLAGE(ITHACA, 1998), ) 독역 시선집 Nachtkerze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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