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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단기 대학생 실버부부 대학로에서 연극 보다.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10547 등록일: 2012-05-07

첨부파일:

불어라바람아2.jpg(250.0KB)Download: 0, 불어라 바람아.JPG(166.5KB)Download: 0

<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363207486956.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363207409497.jpg" width=675>                                                            서울대 단기학생 실버부부 대학로에서 연극 보다. 
 
                                                                                                                                                                                                         민문자 
 
우리 부부는 지난 3월에 서울대 6개월 단기 대학생이 되었다. 이십여 년 전에 그토록 희망하던 서울대에서의 공부가 뜻하지 않게 고희에 이르러 이루게 되었으니 감회가 깊다. 그래서 매주 수요일이면 가슴 설레며 책가방을 챙겨 들고 저녁 7시에 시작하는 강의시간에 늦지 않도록 서두른다. 강의가 끝난 밤중에 사위와 아들아이가 다녔던 학교 캠퍼스를 다시 청춘이 된 기분으로 밤 벚꽃을 감상하며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도 야릇하게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강의실 대신 혜화동 대학로 《하모니아트홀》에서 연극 <불어라, 바람아>를 보는 문화 나눔의 날이다. 우리는 일찍 서둘러 대학로에 한 시간 일찍 도착해서 우선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젊은 청춘들만 위한 거리라는 기분이 들고 우리 같은 실버가 찾아들고 싶은 식당이 선뜻 눈에 뜨이지가 않는다. 이리저리 한 바퀴를 돌고서야 적당한 곳을 찾았다. 
남친은 냉모밀을, 나는 소고기덮밥을 주문하고 앉아 기다리노라니 반세기 전으로 되돌아간 듯…. 
 
하모니아트홀 건물 앞에서 시간이 되기를 기다려 마침내 올라간 3층 극장은 <불어라, 바람아>공연환경에 맞게 70년대 흔히 볼 수 있던 가옥구조로 꾸며져 있었다. 우리 문화예술 모둠 10명은 전원 참석이다. 관람권 좌석번호대로 우리는 나란히 앉았다. 
 
치매에 걸린 홀어머니를 끔찍이 모시는 아들 며느리, 집세 걱정을 해야 하는 가난, 귀신이 되어서도 가족과 아내를 사랑하는 아버지, 자살하려던 이웃과의 사랑, 위안부의 원초적인 문제 등 코믹하고도 가슴 아픈 감동으로 눈물샘을 억제하느라 몹시 애쓴 시간이었다. 
영식 어머니로 나온 김태리의 분장이 실물 그대로처럼 느껴질 만큼 자연스러웠고 공연 중에 부른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도 감동적일 만큼 좋았다. 
 
공연이 끝나고 출연진과의 대화에서 5년 동안 준비하여 기획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았다. 경제적인 이익보다 사회공헌 이익이 있어 연말까지 계속 공연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를 위해서 이런 건실한 사고를 가진 이들이 있어 세상이 거꾸러지지 않고 발전해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많은 관중이 관람하여 경제적 이익도 크게 거두어 계속 좋은 작품 창출하여 이 사회에 더욱 이바지하기를 기원한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슴 적시는 예술작품을 감상한 봄밤이다. (20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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