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을 사르며 / 고사향(告祀香)
민문자
우리가 이사 온 날
해마다 잊지 않고
북어 두 마리 꿴 떡 한 시루
돼지고기 한 접시
쌀과 물과 막걸리 한 사발씩
정성으로 차려 상위에 놓고
천당 같은 이 집에서
내 숨이 다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촛불 켜고
향을 사르며 기도하면
모락모락 하얀 연기 춤추며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향긋한 냄새로 화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