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느님 전 상서
민문자
하느님
저 하늘에서 내려다본 한반도 이 땅
본시 한 부모 아래 한 몸으로 태어나
어찌하여 허리를 잘리고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를 다시 열었단 말입니까
남쪽은 분명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노래하며
반만년 역사이래 가장 풍요롭게 사는데
북쪽은 언제나 꽁꽁 얼어붙은 동토(凍土)
이리도 다를 수가 있습니까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의 이념
천심(天心)을 잃었단 말인가요
고향이로되 고향이 아닌 것 같은
밥도 못 먹여주는 동토(凍土)를 등지고
살길 찾아 나서는데 총 칼질이니
그곳이 생지옥이 아닙니까
‘자유를 찾아갑니다’
눈 위에다 써 놓고 떠나다 잡혀
그 자리에서 총살되었다는 사실
사람 사는 세상이 이럴 수가 있습니까
목숨 걸고 강을 건너서도 다시 붙잡혀
중국 땅에서 강제송환 되는 탈북자
공맹제자백가(孔孟諸子百家)의 나라에서
21세기 문명사회에 이럴 수가 있단 말입니까
통일된 한국, 하나 된 나라
북쪽에도 봄이 와서 따뜻하고 살만해지면
탈북자들이 고통받을 때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라고 묻는다면
나는 부끄러워 아무 말도 못 하겠지요
연일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송환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하느님이시여!
진정 당신이 계신다면
평화와 인도주의를 외치는 세계지도자들이
참된 인류애를 펼치게 하소서
나아가 양심이 천심으로 돌아가
봄이면 씨 뿌리고 가을이면 풍요롭게 추수하며
고향에서 즐겁게 평화롭게 사는
탈북자가 없는 땅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