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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문자 시인
낙엽을 밟으며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2938 등록일: 2024-12-18

 낙엽을 밟으며

 

                                      민문자

 

 

 

손수레에 담긴 2리터들이 플라스틱

빈 물병 여섯 싣고 아침 일찍 산책 겸

시월의 마지막 날 먹는 물 길러간다

 

매봉산 자락길에 이리저리 흩어진

낙엽을 밟고 부지런히 걸어가는 군상들

나처럼 늙수그레한 아낙네들이 대부분

 

어쩌다 보이는 남정네들도 그 모습 엇비슷

모두 낙엽 인생 안되려고 안간힘 쓰나 보다.

운동기구에 매달리는 모습들이 참 애처롭다

 

청정한 약수를 가득 채워 끌고 오는 이 몸도

얼마나 장수하려고 손쉬운 수돗물을 마다하고

힘겹게 비탈길을 오르내리는지 자문해 본다

 

               (202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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