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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군자란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4337 등록일: 2021-06-15
첨부파일: 군자란.jpg(278.1KB)Download: 0

      여름 군자란

 

                                         민문자

 

 

군자란이 지난해는 봄가을 두 차례나 꽃을 피우고

올봄에는 꽃구경을 안 시켜주더이다

가을에 철도 모르고 꽃을 피우느냐 바람났느냐고

질책을 해댔는데 번식을 위해서 그랬나 봐요

반가워라! 엊그제부터 고운 꽃을 피우네요

 

군자란은 이른 봄에만 꽃을 피우는 줄 알았는데

식물 세계에도 21세기에 맞게 변화할 줄 아는 모양입니다

한 송이 꽃봉오리를 피우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겠어요

새끼 셋을 싹 틔워 거느리면서 꽃을 피우느라 늦었나 봐요

고마워서 예뻐해 주느라 거실로 옮겨 놓고 자꾸만 쳐다봅니다

 

꽃대를 뾰족이 밀어 올리더니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와 이제는 몇 송이 꽃을 활짝 피웠어요

지난해 봄에는 스무 송이, 가을에는 열다섯 송이 꽃을 피우더니

올해는 꽃봉오리가 모두 열 한 개네요.

고목처럼 그 자리를 지키느라 참 애쓰는 걸 보니 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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