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세뱃돈
민문자
내일은 설날이다 몹시 춥던 날씨가 봄날 같아서 앞뒤 베란다 물청소로 먼지 제거하고 실내로 들여왔던 화분을 내놓았다
어제 발간된 다섯 번째 시집 『금혼식』 마루에 가득 쌓여 설 선물로 안성맞춤인데 코로나19 거리 두기 5인 이하 정부 시책에 이십여 권만 이웃에게 돌렸네
원각사 부처님이나 찾아가 뵈어야지 『금혼식』 시집 여섯 권을 가지고 나섰지 콜택시 여 기사가 딸 같은 느낌이라 한 권 선물하면서 시를 쓰면 행복하다고 했지
먼저 대웅전 부처님 앞에 시집 한 권 올려놓았다 지난해 『꽃시』처럼 『금혼식』도 보여드리고 싶었다 내일은 설날이라 세배 올린다고 고하면서 경건한 절을 세 번 하고 조상전 앞에도 한 권 올려놓았다
칠성각으로 가서 시집 한 권 올려놓고 올해 소띠 노총각 꼭 장가가게 해달라고 빌었지 마당으로 나와서 근엄한 미륵불 앞에도 한 권 놓고 고적한 산사 요사채 사무실로 들어갔다
주지 스님께서 졸고 계시다가 반겨 주셨다 『금혼식』 나머지 시집 한 권을 드리니 책값이라면서 거금 이십만 원을 주신다 부처님의 하명으로 전달해 주시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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