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나의 인생
민문자
오늘은 떡 해 먹는 날
정오에 고사를 지내는 것이지요
18년 전에 이 집으로 이사한 후
한 해도 안 걸렀지
팥고물 떡시루 양쪽 귀에 통북어를 끼워 놓고
돼지고기 쌀 술 물 수박 참외를 진설한 후
좌우에 촛불을 밝혀두고
앞쪽 중앙에 향불을 피운다
그리고는 내 나름대로 중얼중얼
내 조상의 원시인적 샤머니즘 발현일까
어릴 때 추수 후에 가을 고사떡을 해 먹던
어머니 모습의 영향일까
젊어서 우리 부부 잘 살아보겠다고
불철주야 열심히 일하면서 부를 쌓느라
2~3년마다 이사를 자주 하였지
그러다 욕심이 과했던지 꽈당했지
그 후 이 집에 정착하고 18년이 되었네
오두막이지만 나 살기에 가장 적합한 곳
그래서 세상 하직할 때까지 살게 해 달라고
해마다 잊지 않고 고사를 지내고 있네
변두리지만 서울 시내에 있는 시골스러운 천당
아침이면 각종 새들의 노랫소리에 눈뜨고
조용히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여기저기서 오는
문학책을 읽다가 붓글씨를 쓰다가 시와 씨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