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운다.
시/이룻
매미가 운다.
어차피 삶이란
모태에서 울고 왔다가
울음 벗하며 떠나는 것
참아서 무엇 하려고
가슴 치며 참아서 무엇 하려고
팔월하순 다 기운 날에 매미 운다.
젖은 옷고름에 눈물이 차고 넘치매
어린 딸 시집살이 차마 못보고
눈 내리깔고 돌아서던 때
참았던 그 눈물도
그 여린 입술에 깨물리던 그 눈물도
펑펑 쏟아 내며 운다.
하늘 멀리도 번지겠구나.
목청 찢기던 恨세월 굽이굽이 실려 보내며
매미가 운다.
마른 가슴 버적버적 태워 버리며
팔월하순 다 기운 날에 매미 운다.
두고 온 딸처럼 온종일
매미가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