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分身
이룻:이정님
내 분신 이였지.
쓰러질 듯 쓰러질 듯 위태로운 춤사위로
너울대며 내게 다가설 때
뼈를 깍는 네 고통의 함성을
난 들어야만 했어
서러움을 목안에 꾹꾹 밀어 넣으며
혼신으로 춤을 추어대던 너의 손 끝은
이미 하늘을 찌르며
뚝뚝 통한의 피를 쏟아내고 있었어
그 애의 상처를 품에 꼬옥 안고
다독여 주고 싶었지
막이 내리고
그 애는 서둘러 어디론가 숨었어
몸부림만 치기엔
세상이 너무 힘들었나 봐
학처럼 고고하게 너울 대며
막이 내림과 함께 사라졌지
네가 떠난 후
애절한 정이 내 가슴 속에
움트고 있다는 사실에 나도 놀랐어.
지나치게 천진스럽고
거북할 만큼 솔직한 너의 얼굴이 포개지며
밤새 가위 눌림으로
뒤척여야 했지만
나도 어쩌지 못하는 인생의 곡절
무심한 내 사랑아
부디 잘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