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서당 이기호
덕유산 냇물은
유유히 칠연폭 지나
용초폭로 끝없이
흘러만 갑니다
추억의 고향으로
냇물은 친구에게
약속이나 한 듯이
모래밭에
가마니 자락 펼쳐 놓고
쑥대밭에
앉아 친구가 됩니다
쑥으로 귀 막고
냇물에 뛰어들어
멱 감고 물장구쳤던 추억
자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물속에 들면
피라미 쏘가리 모래무지
송사리 중태기가
정강이를 치고 달아나던
시냇가의 기억들
도랑에서
미꾸라지 아늑한 고향입니다
모깃불 피워 놓고
멍석 깔아 하늘의 별을 헤던
가족들 두런두런 정 나누며
감자 옥수수에 피우던 사랑
눈을 감고 그리는 고향 향수에
날 새는 줄 모르고
머리만 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