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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 시인의 작품읽기

이기호 시인
숲속의 방
작성자: 이기호 추천: 1건 조회: 2361 등록일: 2011-08-05

숲속의 방


 

                     서당/이기호


 

나는 옷 속에 지전 몇 닢 넣고는

숲 속의 방 떠나

오늘도 다 가지 못한

고속도로 가고 있다


 

달려가는 이들도

부지런히 거는 다도

꿈속에서 보았던 풍경이다


 

어서 가야지

버스 기다림에 잠시 갇히고

내 전화기의 시계는

이십시 십분에 머물고 있다


 

마음은 안성 고향 산

어린 시절 병전 놀이터

솔개 바람 소리를 들으며

허전하기만 한 빈손을 본다


 

수성펜 뚜껑 닫다

찔린 엄지손가락에는

대일 밴드가 마냥 서글프다

지천명의 소리도 멀어지는

그 길에 서서 고독한 나를 위로해 줄

가난한 단어마저 찾지 못하고

빈 웃음만 웃고는

숲 속의 방을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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