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산 산책
서당 이기호
이쳐대고 떠나는
가마한 바람 분다
지난 일들 이연지사 잊고
인간 밀림의 숲속에서
잠시 벗어나 본다
팔달산 밑에 산책로 가는 길 따라서
서장대 올라 계단에 걸쳐 앉아
성 밖의 세상 변화하는
물결 남상 남상 된다
정조 임금님 군사 정치 경제
어느 목적이나
효심 덕에 유네스코에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자
찾는 이 많아졌다
서산마루로 남실남실
남실남실 넘어가는 해
쳐다보노라이
삼고(三苦)에 잠긴다.
* 이쳐대고 : 가볍게 밀 * 가마한 바람 : 가만히 부눈 바람.
* 이연지사 : 이미 그렇게 된 일. * 남상남상 : 갸웃갸웃 넘겨다보는 모양
* 남실남실 : 물이나 물이 너울너울 넘실거리는 모습.
* 삼고(三古) : 현실 세계에서 살아가는 이에게 따르게 마련인 세 가지의 고통.
1. 고고(苦苦): 인연으로 받는 괴로움, 2. 괴고 : 즐거운 일이 깨어진 결과로 받는 고통
3. 행고 : 무상한 유전 때문에 받는 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