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닭
서당 이기호
모이 찾아 삼만 리
마당을 구석구석 휘젓고
풀도 뜯어먹고
벌레도 잡아먹고
지렁이도 잡아먹고
이리 저리 다니더니
암 닭이 꽁지 빠지게 달린다
알 낳을 자리로 달려간다
똥구멍이 벌렁 벌렁
몸도 들썩 들썩 거리더니
알 쑥 하나 낳고
꼭 구댁 꼭 구댁 울어 된다
한 알 두알 모아져
알 품을 때가 되면
암 닭은 둥지에서
떠나지 않고 품고 있다
이십일일 지나
껍질을 깨고 삐악 삐악
병아리 떼 봄나들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