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한 그릇
서당 이기호
멸치 국물 우려내서
계란 풀어 넣고
국수 한 그릇 말아
후루룩 후루룩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국수 한 그릇 새삼스럽다
마당 한 가운데
멍석 깔아놓고
둥근상 펼쳐놓고
온기종기 둘러 앉아
후루룩 후루룩
두런두런 정겨움 나누는
대화 속에서
고향의 향수 우러나온다
부족하다 싶어지면
더 있구먼 그려
양푼에는 국물 그득
소쿠리에는 국수 그득
아수는 어지간히
양 찾는지 새실스럽다
내 고향의 향수 물신 풍긴다.
* 우러나온다 : 어떤 생각이 마음속에서 저절로 생겨 나오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나오다.
* 아수 : ‘아우’의 전라 충청 방언. * 새실스럽다 : 성질이 차분하지 못하고 실없이 수선부리기를 좋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