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
서당 이기호
낮 열두 시 되자
밀물같이 쏟아지는
정이 감돌아 넘치는 햇살
창문으로 살며시 들어와
따뜻하니
언 몸을 녹이고 가자고
꾸벅꾸벅 졸음이 온다
어김없이 시계는
뚝딱뚝딱 떡쌀떡쌀
낮 열두 시 되자
다들 만남의 북새질이다
시분 침이 만나고
연인들 낮 열두 시는
만남의 약속이다
낮 열두시
반주 한두 잔 나눔의 장
우리 삶의 촉매이자
익자삼우의 만남이고
익성을 주는 손길이며
깊고 깊은 정 너와 나의
생을 적시는 마음도배이다.
*떡쌀떡쌀 : 초침 소리를 떡과쌀 이라는 삶의 의미로 형상한 말.
*마음도배 : 마치 도배를 하듯이 술을 마시며 마음을 위로함을 비유한 말.
*익자삼우(益者三友) : 사귀어서 자기에게 유익한 세 벗. 곧 정직한 벗. 신의 있는 벗. 지식 있는 벗.
*익성 : 도와주어 이루게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