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나의 형 같아
서당/이기호
어제 오르고
오늘 오르지만
산은 만고상청하며
어느 때에나
변함없이 나를 반깁니다
이름 모르는 산새 울부짖는
이름 모르는 나무들
소나무, 잣나무, 칡넝쿨이
흔들거리며 어서 오라고
손짓하며 오늘도 왔습니다
산은 오늘도 내일도
어느 때에나 변함없이
그 자리
터 잡고 만고풍상 겪고 있으니
나도 이제는
어디든 오래 살고 싶어집니다
산에 오르고 또 오르면
세상 시름 잠시 잊어 보고 싶으나
내 어찌 잊을 수 있으리오
살다 보면 내 마음의 고향일진대
산 넘어 나의 쉼터
그곳은 약수 있어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찌든 내 손 물 적시면
시원스럽고
맑은 기분이 들곤 한답니다
세상에 있던 슬픔
그곳에 버려 보라고
산처럼 맑고 구김살 없이
살다 가야 한다고
나를 형처럼 늘 품에 안습니다
산은 나의 형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