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하다고 핀잔이다
김소해
안개 낀 뱃고동소리 들뜨는 초라니
날궂이 도져서 끄는 대로 따라나선다
먼 곳을 그리워하는 몹쓸 병을 앓으면서
어디든 열려있는 바닷길 푸른 갈기
물너울 흰 거품이 출항을 부추긴다
닻줄을 감아올리는 뱃사람처럼 거친 숨
여비서 AI에게 해답 있나 물어본다
모험이 붐비는 질문, 오답을 내놓고도
날더러 언어감각이 둔하다고 핀잔이다
ㅡ계간 《정형시학》(2023, 여름호)
[출처] [김소해] 둔하다고 핀잔이다|작성자 풀꽃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