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시학 2024 여름호 원고 / 신작
시네마천국
김소해
깡깡이라 소개하는 맞은편 침대환자
손바닥이 덕석이면 발바닥은 어떻겠나
일당이 일고여덟 배
힘들어도 할만 했지라
매달려 살아온 듯 링거 줄이 자일인 듯
화물선 녹슨 옆구리 망치질은 숙련공
눈 밝은 세월이 찾아낸
이명 앓이 관절 앓이
팔순의 시네마를 펼쳐보니 명작이다
서너 사람 관객 두고 가파른 대하드라마
어설픈 내 자영업다큐
꺼내지도 못한다
자선작
질문나무
필시 무슨 연이 닿았음이 분명하지
수목원 산책길에 아왜나무 이름표, 찡긋
내 속에 해답 없는 질문 그득한 줄 어찌 알고
아-왜 아-왜 산다는 게 기껏 질문뿐인 것을
수천수만 푸른 귀가 열리면서 끄덕이면서
질문도 아닌 질문들 얽히다가 풀릴 때
<좋은시조>2017년 여름호
약력
1983년《현대시조》198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등단.『서너 백년 가다릴게』『대장장이 딸』외 4권. 이호우이영도시조문학상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