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지 시인의 시조집 『행복의 순위』는 새벽기도라는 큰 제목의 연작시조의 일부다. 그는 여기에 일백여 편의 작품으로 시집을 묶고 있지만 이미 새벽기도의 연작시는 팔백여 편을 넘고 있다. 그만큼 새벽기도의 작업은 오랜세월을 통하여 방대한 방대한 양으로 축적되고 있는 시적 작업이기도 하다.
새벽기도는 물론 신앙적 용어다. 따라서 실제 새벽기도라는 신앙적인 행위를 통하여 얻어지는 신앙적 체험을 직접 시조로 쓸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넓게 생각하면 인간은 누구나 새벽의 꿈을 갖고 새벽의 기원을 갖기 마련이기 때문에 새벽기도는 소망을 다짐하는 삶의 총체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새벽기도는 결코 하나의 주제나 소재일 수 없으며, 일상적인 삶과 신앙적인 체험들을 기원의 형식을 빌어 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영지 시조시인의 작품을 보면서 당혹스럽게 느끼는 첫째로 형태의 분방함이다.
리움 바다에다 다발로 다 버리고
그 리움 어디 어디 있느냐 또 다시 또
리움 또 다시 찾아 우주만큼 싸 안아
- 「곱하기」에서
벽
그 벽
네모벽은
닫힌 벽
하늘의 벽
젖은 이 하아얀 벽
아직도 드높은 벽이 좌로우로 넘치는
- 「엘리베이터 속」에서
길
구
름
있는 날은
초하로 길 떠날 때
- 「도시 숲」에서
포롱
포롱
새
노란 숙너 털어
방으로 밀어 넣고
빨강 담요 훌훌
싸안고 들어가면
자전거 높은 음자리 난간 위에 앉아서
- 「이층집 圖」에서
물론 모든 시조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용한 몇 편의 시를 보면 매우 시각적이고 도형적인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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