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아 사랑아 36
얍복강 가에서 다리를 절며절며 - 창 32:21-31
- 웃음의 선물보따리(20140112) 李英芝
팥죽 한 그릇에 형의 자리를 빼앗고 아버지를 속이고 고향을 떠나자 마자
고향이 그리웠습니다
추운밤 외로운 밤 돌벼개를 베고 자는 밤
해마다 고향길목에서
모두들 웃음을 들고 가는 길목에서
하얀 눈 나리는 설날
의 웃음보따리를 마련하지 못해서
차마 울음보따리를 고향땅에 풀어놓을 수 없어서
그래도 사내라고 사랑은 알아
7년 동안 머슴살이로 살며 사랑하는 아내를 마련한 게
그게 글쎄 속은 거
사랑하는 여인의 언니를 아내로 얻고도
7년을 또 머슴살이로 살면서
진짜 사랑하는 아내를 얻고도
그래도 모자라 아내들의 종들마저 차지하며
이걸 들고도
12아이들을 들고도
고향으로 가고 싶어
나 때문에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 안계신 고향땅
형님이라도 만나고 싶습니다
헛헛한 울음반 웃음반 보따리채로
얍봅강까지 왔습니다
형님이라도 만나고 싶어
얍봅강까지 왔습니다
형님에게 드리고 싶었습니다
모든 것을
줄줄이 다 싸들고
아직도 울음반이 남아
얍봅강을 건널 수 없어서
아이들 아내들을 먼저 건너게 하여 놓고
홀로 호올로
빈 몸으로 울음보따리를 풀었습니다
몸하나 뎅그렁이 얍봅강 가에서
밤새 울음눈물
차가운 얼음바닥 눈물이 눈 물이 되도록
까짖거
울음보따리 내려놓을수만 있다면
다리 한짝쯤 절어
다리를 절며절며도 아침햇살만 받는다면
울음이 뻥 뚫리며 웃음보따리를 받는다면
한 올씩 감아올리시는 울음보따리 끝에
줄줄이 웃음보따리 달리는
얍봅강 가를 건너
이스라엘을 들고
다리를 절며절며
화안한 햇님의 얼굴
아침 웃음을 드린다면
햇빛웃음보따리 이스라엘 들고
얍봅강을 건넌다면
웃음보따리 고향을 건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