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늪 사랑아 사랑아 22 -: 창세기 1:26-31
우리의 모양대로 사람을 만들자20130623
- 하늘늪 - 李 英 芝
나 혼자가 아니고
둘도 아니고 우리 셋이서
사람을 만들자
꽃밭위의 나비모양 까치발로 백조의 호수처럼
나는 아가씨를 만들자
가는 허리로 휘돌아 들며
내 마음, 아니 우리 마음을 녹이는 하얀 흰살에 분홍빛 도는 볼 붉은 여인을 만들어
나비넥타이에 의젓한 걸음으로 아가씨의 손을 잡고 넓은
홀에서 춤추며 내 노래를 불러주는 녀석과 함께 돌게 하자
내 대신 넓은 하늘마당에 아름다운 풀과 노니는 사슴곁에서
성경을 읽는 그리고 여인은 날 기록하여 남자는 기억하는
나를 알리는
나를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을 만들자
높푸른 하늘로 올리는 밧줄에 오르는 곡예사 되어
하늘끝자락 날리는 바람물결을 띄우는 남자와
숨은듯하다가도 곱게 웃어보이는 여인을
만들어
내 대신 온 들판에 있는 빠알간 열매를 먹게 하고
푸짐한 초록 식탁에서 입술 오물거리는
내 기침소리나는
으흠으흠 울리는
내 대신,
나날을 엮는
사람을 만들자
나 혼자가 아니고
둘도 아니고 우리 셋이서
사람을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