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암, 그리고 비치로드/배성근
환상의 섬 저도 그리고 거북이가 목을 빼고 있는 곳
용두암 기점으로 시야에 들어오는 세상은
어찌 환상의 비치로드라 아니할 수 있겠는가
북쪽 멀리 보이는
북섬을 가까이 당기면
큰 닭 섬, 작은 닭 섬이 잔잔한 앞마당에 모이를 쪼고
여인네의 머리 위를 나르는 나비섬도 알섬처럼 보인다
길게 늘어진 것은 긴 섬이라 입으로 입으로 전해져
태평하게 누워있는 것을 보니
호수처럼 펼쳐진 반동 앞바다가 그러하고
조상 대대로 삶의 터전을 잡은
저기 저 사람들의 심성이 그러할 것이다
콰이강다리라 불리는 철교가
인디언 썸머 영화 신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난 후
젊은 연인들이 물밀듯 찾아 사랑의 입알을 하며
자물통을 채워 사랑을 약속하는 연리지가 되었다
밤이면 괭이갈매기가 떨어진 마음을 이어
오색찬란한 연육교가 비상을 하고 있다
어머니의 자궁 속에는
자라섬과 안목 섬 쇠 섬을 품고 있어
어느 곳인들 편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