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속에 바라본 세상/ 글 배성근
광려산기슭 밤새 키워온 큼직한 이슬의 꿈은
널 다란 백 오동나무 이파리에 걸터앉아있다
그가 그 이슬 속을 평판 측량하듯 보는 세상은 다 둥글다
새벽을 뚫고 고달프게 달려온 한 사내의 삶도 둥글고
수년동안 억척같이 살아온 고추밭 저 아낙의
가을 또한 붉고 사랑스럽게 둥글다
여기저기 뭉쳐사는 저 감천 골짝 집들도 둥글고
궁전처럼 꿈나무 키우는 저기 저곳 아이들 웃음소리도
터질 듯 부풀린 풍선처럼 밝은 웃음소리도 둥글다.
온 세상이 둥글고 모는 없다
그저 이슬 속으로 바라본 세상 그렇게 사는 것이
먼 훗날 죽음 앞에 둔 후회 없는 삶을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겠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