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유리 밖 간간이 아스팔트 위를 짓누르는 타이어가 깊이 잠든 새벽을 깨우는 지금 천천히 뒤 난간으로 나간다 몽유병 환자처럼... 풍락목(風落木)같은 담배 한 개비 물고 바짝 마른 입술에 찰칵찰칵 불을 댕긴다 밤새 소화시키지 못한 그리움을 태워버리기 위해서일까? 내 앞에 성큼 버티고 선 거대한 검은 그림자 같은 무학산은 이미 타들어가는 광려천 바닥을 감싸며 새벽바람 따라 흩어지는 안갯속에 조약돌을 어루만진다 바람 타고 날아다니던 반딧불처럼 반짝이던 불야성(不夜城)은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저 멀리 24시 사우나 형광판(螢光板)만 덩그러니 앉아 온 종일 파김치 된 육체를 일으켜 아직 충혈된 눈을 비비고 서서 잠시나마 가로등 불빛 아래 웅크리고 앉아 세상사 오물을 다 내뱉고 띄엄띄엄 질주하는 영업용 택시 속에 몸을 던지는 모습이 내 담배연기 속으로 담겼다 이내 사라진다 점점 멀어지는 검은 그림자는 청풍을 견디지 못하고 동쪽 하늘을 비집는 태양에 순종하듯 아침 단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서울 가는 새마을호 열차가 아직 덜 여문 가을과 함께 밤새 식어버린 레일을 달구며 떠난다 그 긴 새벽 심통(心痛)을 잊은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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