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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선 아동문학가의 작품읽기

양봉선 아동문학가
깔깔깔, 데굴데굴!
작성자: 양봉선 조회: 988 등록일: 2015-08-05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해맑은 일요일 아침.

뭉그적거리며 이불 속에 누워 있던 수의 머릿속에 저절로 가은이가 떠올랐어.

매일 같이 노는 데도 생각나는 게 이상해 고개를 갸웃하며 눈을 지그시 감아보았지.

그랬더니 글쎄?

가은의 해맑게 웃는 얼굴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거야.

참 이상한 일이었어.

내가 가은이를 좋아하나?’

아리송한 기분에 휩싸여 이리저리 뒤척이며 가은과 함께 했던 시간을 생각하자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고 웃음이 나왔지.

, 내가 가은이를 좋아하나 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그 마음이 예뻐서 나도 모르는 사이 정이 들었나 봐.’

라는 생각을 하며 배시시 웃고 있는데 엄마가 다가와 물었어.

수야! 무슨 생각을 하는데 그리 싱글벙글이니?”

깜짝 놀란 수는 엉겁결에 벌떡 일어나 말했어.

? ~~~~~! 아무것도 아니야.”

엄마는 그 모습이 더 이상하게 보였나 봐.

짓궂은 장난 끼가 발동한 듯 눈웃음을 살살 치며 되물었어.

수야! 너 가은이 생각했지?”

엄마는…….”

홍당무가 되어 말꼬리를 잇지 못하는 수를 본 엄마가 깔깔깔 웃더니 수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어.

수야! 엄마는 네 마음속을 훤히 내다보는 천리안을 가지고 있단다, 알겠니?”

, 천리안?”

호호호.”

족집게 도사처럼 보인 엄마에게 두 손을 번쩍 든 수는 엄마 품에 안기며 말했지.

가은이는 마음씨가 곱잖아.”

엄마도 잘 알지. 가은이처럼 착한 아이가 또 어디 있을까? 수도 가은이를 닮으려고 노력해. 알았지?”

. 엄마.”

씩씩하게 대답하는 수가 귀여운 듯 빙그레 웃으며 바라보던 엄마가 넌지시 말했어.

오늘같이 좋은 날, 집에만 있지 말고 가은이랑 나들이 다녀오지 않을래? 엄마가 맛있는 도시락 싸 줄게.”

정말?”

. 가은 엄마와 어젯밤 이야기했으니까 아마 가은이도 좋아할 거야. 지금 가서 물어 보렴.”

! 역시 울 엄마는 최고야.”

엄마 볼에 뽀뽀해 준 후 수는 숨이 가쁘게 달려가면서 가은이를 생각했지.

엄마의 허락까지 받았으니 놀러가자면 얼마나 좋아할까?’

수는 가은이가 처음 이사 왔던 때를 떠올렸어.

하얀 얼굴에 수줍음이 많은 가은! 동네 어른들을 만날 때마다 인사를 잘하는 가은. 수가 약을 올려도 짜증내지 않고 오히려 웃어주는 가은이…….’

가은 집에 다다라 힘차게 벨을 누르자 안에서 가은이가 물었어.

누구세요?”

가은아! 네 친구 수야.”

? 일찍 일어났네. 어서 들어 와.”

금속성 소리가 찰칵들리더니 문이 열렸어.

대문 안으로 들어가자 소나무 향기가 코끝을 스치며 지나갔어.

가슴을 쭉 펴고 향기를 맡고 있는데 가은이가 쪼르르 달려 나와 물었어.

무슨 일이야. 이른 아침부터 찾아오고?”

의아한 표정으로 수의 얼굴을 살펴보는 가은의 모습이 오늘따라 더 깜찍해 보이는 거 있지?

수는 생긋 웃고 가은의 어깨를 치며 말했어.

울 엄마와 너희 엄마가 오늘 여행 다녀오라고 허락을 하셨대.”

아하. 그래서 엄마가 김밥을 싸고 계시는 구나.”

가은은 의외인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어.

그 모습을 바라보며 수가 되물었지.

아직 엄마가 말씀 안하셨어?”

. 방금 난 아빠와 자전거타고 돌아왔거든.”

그랬구나. 가은아! 그럼 이따 만나.”

알았어. 아침 먹고 전화할게.”

수는 발걸음 가볍게 집으로 돌아와 부리나케 아침을 먹은 후 엄마가 챙겨놓은 먹거리를 들고 가은을 기다렸어.

엄마는 뭐가 그리 우스운지 살살 눈웃음만 치고 계셨지.

 

아랑곳 않고 계시던 아빠도 덩달아 미소를 지으셨어.

가은의 전화를 받고 만난 수는 시외버스 정류소에서 차표를 끊고 버스에 올랐지.

잠시 후 황금물결 넘실대는 드넓은 자연을 향해 즐거운 여행을 시작했어.

집 주위만 맴돌며 지낼 땐 몰랐던 새로운 세계를 여행을 통해 배우려는 것이었지.

창밖을 바라보니 스쳐 지나는 산과 들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 같았어.

마냥 터져 나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수와 가은은 선드러지게 웃었지.

여행은 보고, 듣고,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고 엄마가 말씀해 주셨는데 꼭 맞는 말이었어.

우물 안 개구리처럼 도시에 살 때는 느끼지 못한 묘한 기분이 들었거든.

아름다운 경치에 넋을 빼앗기다 보니 뱀사골에 다다른 거야.

마냥 부푼 활기찬 발걸음으로 버스에서 내렸어.

수와 가은은 손을 맞잡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굴리며 골짜기 주위를 휘~익 둘러보았지.

편히 쉴 곳을 찾아야 되었거든.

서 있는 반대편 너머에 적당한 장소가 눈에 쏙 들어왔지.

수와 가은은 신바람 나서 쪼르르 계곡 밑으로 달려갔어.

그러나, 내려가 보니 보기와는 달리 건너기가 힘들지 뭐야.

쉼 없이 흐르는 계곡물에 잘못하면 '풍덩'빠질 것 같았거든.

여름이었다면 물장구치며 놀았겠지만 지금은 가을철이라 예쁜 나들이옷 버리면 큰일 아니겠어?

수는 의협심을 발휘하느라 가은을 보고 정이 뚝뚝 넘치는 목소리로 다정하게 말했지.

"가은아! 걱정 마. 내가 징검다리 만들어 줄게."

가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빙그레 웃었어.

수의 마음 씀씀이가 풍성한 들녘처럼 믿음직스럽게 보였거든.

수는 가은이가 계곡을 건널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편평한 돌을 골라 징검다리를 만들었지.

그러자 가은이가 앙증스럽게 깡충깡충 뛰어 징검다리를 건너오기 시작했어.

징검다리 만드느라 힘들었던 수는 엉덩잇바람이 나서 건너는 가은의 뒷모습을 보며 그저 기쁘기만 했지.

가은은 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빨리 건너오라고 팔짝팔짝 뛰며 큰소리로 호들갑을 떠는 거야.

"수야, 뭐해. 어서 건너오지 않고."

그 바람에 졸졸 흐르는 계곡물과 깊은 생각에 잠겨있던 바위 할아버지는 귀가 떨어질 듯 시끄러워 이맛살을 찌푸리며 세모꼴 눈으로 바라보았지.

하지만, 수와 가은의 귀여운 모습을 보곤 얄밉던 감정이 사랑으로 변해 둘의 기분을 이해한다는 듯 눈웃음치며 못 본 척 눈감아 주셨어.

자연을 벗 삼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던 수의 뱃속에서 갑자기

'꼬르륵 꼬르르륵'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거야.

수의 배꼽시계가 점심시간을 알려준 거지.

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멋쩍어 어쩔 줄을 몰랐어.

가은은 그 모습이 더 우스워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자꾸 까르르 웃었지.

실컷 웃고 나니 가은도 배가 고팠어.

"가은아! 점심 먹자."

". 수의 배꼽시계는 세계 어느 곳에 가도 정확하니까. 호호호."

수는 아침에 엄마가 정성스레 싸준 도시락을 풀며 볼우물 짓고 있는 가은에게 말했어.

"우리 엄마가 가은이랑 점심 맛있게 먹고 재미있게 놀다 오라 했다."

"그래? 우리 엄마도 돌이랑 사이좋게 먹으라고 푸짐하게 싸주셨는데……."

"정말. ~~~신난다."

가방 속에서 이것저것 펼쳐 놓고 보니 또 입이 함지박만큼 벌어졌어.

왜냐구?

수와 가은 엄마가 싸준 음식이 한 가지도 똑 같은 게 없고 다양했거든.

골고루 나눠 먹고 나니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이 하품이 나오는 거야.

우정과 하품은 닮은꼴이라는 옛말이 문득 떠올라 수는 배꼽을 움켜잡았지.

마구 웃던 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즉시 실천에 옮겼어.

넌센스 퀴즈를 내 졸음도 쫓고 엔돌핀을 얻으려는 속셈으로 가방을 정리하는 가은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불렀지.

"가은아! 내가 퀴즈 낼 테니 잘 듣고 재치 있게 맞춰봐."

". 귀문을 활짝 열고 들을게."

"그럼 시작한다. 에헴."

"염소처럼 굴지 말고 이야기나 하렴."

"얼마 전 가을 운동회 날이었대. 김밥과 만두와 떡볶이가 달리기 시합을 할 때 일어난 이야기지. 연습할 때마다 항상 김밥이 1, 만두가 2, 떡볶기가 꼴등 즉 3등을 하였대. 욕심이 많은 떡볶이가 운동회 날 만큼은 1등을 하고 싶어 나쁜 꾀를 내었어. 시합할 때 포크를 몰래 숨기고 뛰면서 김밥과 만두를 찔러 떡볶이가 1등 하려는 약은 꾀였지.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었어. 꼴등으로 달리던 떡볶이가 만두 옆을 뛰면서 남들이 눈치 채지 않게 포크로 만두를 찔렀대. 옆구리가 터진 만두는 자동으로 뒤처져 떡볶이가 2등으로 달리게 되었어. 떡볶이는 깨소금 씹은 듯 고소한 미소 머금고 앞서가는 김밥을 향해 열심히 뛰었지. 한참 후 간신히 따라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힘껏 김밥을 쿡 찔렀대. 그러나 김밥은 아랑곳하지 않고 잘 뛰는 게 아니겠어. 이상하다 생각하며 몇 번을 힘겹게 쫓아가 찔렀지만 간지럽다는 듯 움찔 하면서도 날담비처럼 뛰어가 끝끝내 1등을 하더래. 뜻대로 안되어 화가 몹시 난 떡볶이는 자신의 잘못은 제쳐두고 김밥에게 물었단다. 넌 도대체 어떻게 만든 김밥이기에 포크 앞에서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수 있느냐고……. 그러자 김밥이 콧방귀 뀌며 한 마디 야무지게 쏘더래. 그 대답은 뭘까?"

수의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골똘히 생각했지만 모르겠기에 가은이가 되물었어.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알려 줘."

"넌센스야. 다시 생각해 봐."

수가 뜸들이며 대답을 안 해주자 가은은 까만 두 눈을 또르륵 굴리며 앵돌아져 말했지.

"빨리 가르쳐 주지 않으면 화낼 거다."

앵돌아진 가은을 보고 싱글거리던 수가 헛기침 한 후 말했어.

"난 돌김이거든."

"!!!"

대답을 듣는 순간 가은 입에 담겨 있던 밥톨 부스러기가 폭소와 함께 수의 앞으로 마구 튀어 버렸지.

눈 깜박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수의 얼굴과 윗옷 군데군데에 파편이 묻어 닦아 낼 형편이었지.

가은은 수를 바라보면서도 계곡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눈물을 찔끔거리며 웃었어.

억지로 입을 다물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거든.

졸지에 꽈리 터지듯 와그르르 터져 나온 파편 세례를 받은 수도 돌김을 생각하곤 데굴데굴 구르며 호탕하게 웃었지.

어느 새 졸음은 삼천리 밖으로 달아나 버리고 수와 가은의 가슴엔 기쁨만 찰랑찰랑 샘솟는 게 아니겠어.

계곡 주위를 거닐며 이야기 나누다보니 뉘엿뉘엿 지고 있는 해님이 다음에 놀러 오라며 손을 흔들어 주는 거야.

수와 가은은 햇살만큼이나 밝은 미소를 지으며 서로 눈인사를 하였지.

하루하루를 의미 있고 분별 있게 살아가기 위해 세상을 좀 더 넓게 멀리보고 생활에 활력을 얻으려 떠나온 여행.

두터운 우정을 쌓고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아쉬움을 남긴 채 버스에 올라 그리운 가족을 생각했어.

여행에서 즐거웠던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마음이었거든.

대문 밖에서 기다리던 두 엄마는 여행에서 돌아온 수와 가은을 기특하고 대견스러워하며 가슴에 꼬옥 안아주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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