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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스님 시화전 2014.10.16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13885 등록일: 2014-10-18

첨부파일:

어머니의 선.JPG(188.6KB)Download: 0, 만남 이별.JPG(211.5KB)Download: 0, 꽃이 지는 날 쯤.JPG(208.0KB)Download: 0, 산을 찾았더니.JPG(205.6KB)Download: 0

<IMG src="/rankup_wysiwyg/PEG/W_20141018120651.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4135582717768.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4135582539122.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4135582407146.jpg"> 서울의 도심 조계사에서 가을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국화축제가  개막됐습니다. 조계사는 오늘 '시월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라는 주제로 제4회 국화향기 나눔전을 본격 개막하고 다음달 12일까지 계속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조계사 앞마당 국화꽃 옆에 진천 도솔암 대안스님 시화전이 곁드려 전시되어 있습니다. 
  
1.꿈으로 가는 열차 
                      -대안 스님(낭송 한경애) 
   
30년 전에 내리던 눈과 
지금의 눈과 
30년 후에 내리는 눈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과거의 눈은 지금보다 아름답고 
미래의 눈은 지금보다 더 슬프겠습니다. 
   
내 어릴 때 초가지붕에 쌓인 눈이 
더 이상 초가지붕의 눈이 아니고 
미래에 늙어서 보는 눈은 
더 이상 지금의 눈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슬프지 않겠습니까 
   
나는 오늘도 미래로 달리는 열차를 타고 갑니다. 
그 열차는 쉴 줄 모르고 달리는 어리석은 열차입니다. 
당신도 그곳에서 열차를 타고 계십니다 
아마도 우리는 
내릴  곳을 찾지 못하고 헤매 이다가 
어느 목적지에 도착 하겠지요. 
   
나는 오늘 그대를 만나는 긴 꿈을 꾸었습니다. 
   
우리는 꿈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간다 
그대가 내 옆자리에 앉아 있어도 
나는 그대가 거기 있는 줄 아직 모른다 
그것은 꿈으로 가는 열차이기 때문이다. 
내가 지는 달을 보고 있을 때 
그대는 뜨는 별을 보는 것이다. 
내가 뜨는 해를 보고 있을 때 
그대는 지는 달을 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만나지 못하는 것일 게다 
그대여 
내가 달을 보고 있을 때 
별을 보지 말았음 좋겠다. 
그대여 
내가 해를 보고 있을 때 
달을 보지 말았음 좋겠다 
   
오늘도 이 열차는 꿈으로 꿈속으로만 달린다. 

   
   
2.어머니의 선물 / 대안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나는 어머니에게서 
세상을 선물 받았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받은 선물이라서 
선물인지도 몰랐습니다 
  <o:p></o:p> 
그렇게 큰 선물을 하고도 
어머니는 내게 당당하지 못했습니다 
  <o:p></o:p>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당당하지 못하듯이 
나를 그렇게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o:p></o:p> 
내가 어머니 나이가 되고 보니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o:p></o:p> 
나는 누구에게 그런 큰 선물을 주지 못했습니다 
  <o:p></o:p> 
세상을 선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o:p></o:p> 
하나님이나 그런 큰 선물을 하는 줄 알았는데 
그 하나님이 나의 어머니 인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o:p></o:p> 
내가 철이 들어서 알았을 즈음에 
어머니는 이 세상에 아니 계십니다 
세상이 선물인 줄 알기 전에 
서둘러 운명하셨기 때문입니다 
  <o:p></o:p> 
지금은 
하늘도 어머니로 보이고 
나무도 어머니로 보이고 
산도 강도 
모든 것이 다 어머니로 보입니다 
  <o:p></o:p> 
내 것은 하나도 없고 
오직 어머니 것으로만 보입니다 
  
<o:p></o:p>  
  <o:p></o:p>
3.떠돌이 시인 / 대안스님(낭송 엄주환) 
  <o:p></o:p> 
시인이란 
본래부터 슬픈 천명을 갖고 태어난다지만 
오늘밤 
그 말들이 가슴에 절실히 와 닿는 까닭은 
시를 모르는 세상에 와서 
시를 짓는 일이 그렇고 
도를 모르는 세상에 와서 
도를 이루는 것이 그렇거니 
어쩌면 이 모든 일들이 태어나기 이전의 비밀처럼 
나에게만 주어지는 숙업인지도 모를 일이다 
  <o:p></o:p> 
그저 난 시를 짓는 일이 좋아서 
오늘도 죄 없는 짐승처럼 홀로 누워 
부질없는 시인이 되어 보지만 
가끔씩 그래도 고향이 그리워 들러보면 
늙으신 어머님께서는 짐짓 내가 짓는 
시나 도에는 관심없고 
“며느리나 하나 있었음 좋겠다” 
“손주 녀석이나 하나 있었음 좋겠다” 하는 넋두리에 
할 말이야 없지만 
  <o:p></o:p> 
다시는 고향에 돌아오지 말아야지 
다시는 고향에 돌아오지 말아야지 속으로 수십 번도 더 되 뇌 이며 
날이 밝기 전에 길을 나서야겠다 하고서 짐을 꾸려본다 
 
이제 떠나면 언제나 오려는지 나도 모를 일이지만 
나를 빤히 바라보던 
슬픈 들소도 잘 있거라 만져주고 
철없이 짖어대던 누렁이도 만져주고 
고개 돌려 재봉틀이며 책상들도 잘 있거라 눈인사 하고 
마지막으로 늙으신 어머님의 안심수면 하는 모습을 바라보니 
눈물이 자꾸 나서 한참을 숨죽이고 있다가 
이제 다시 길을 떠나간다 
  <o:p></o:p> 
  <o:p></o:p> 
  <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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