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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김용택 시인의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작성자: 민문자

추천: 0건 조회: 11677 등록일: 201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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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248140518735.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248140455733.jpg"><IMG src="/rankup_module/rankup_board/attach/mjmin7/13248140369070.jpg">     구로구청에서는 2011년 12월 16일 섬진강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김용택 선생을 초대하여 특강의 시간을 마련하여 예술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구로구민회관으로 몰려들었다. 
사회자와 구청장의 소개로 단상에 오른 김용택 시인은 학교를 그만두고 강의를 하러 다니는데 강사 노릇 하기 참 힘들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펼쳤다.  
  저는 전북 임실군 덕치면 섬진강 언덕에 36가구가 있는 마을에서 태어나 덕치초등학교와 순창 농고를 졸업하고 덕치초등학교에 부임해서 38년간 대부분 초등학교 2학년을 담임하고 교사생활을 하다 정년을 6년 남겨놓고 2008년 퇴임했습니다. 저는 평생 농사짓는 사람들과 살았습니다. 우리의 삶 속에는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속출하는데 자연현상을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지난여름에 큰 홍수가 났지요? 일본 동북부 지방의 쓰나미, 서울의 강남 침수지역, 섬진강 가에 살고 있던 우리 어머니도 이런 홍수는 처음이라고 하시면서 집이 물에 잠기겠다고 피난을 하셨었습니다. 
  이제는 세상이 많이 변했지요. 가치관이 달라졌습니다. 가식과 허례가 아닌 상식, 정직, 진실이 통하는 세상을 추구하는 세상이지요. 낡은 시대는 가고 맑은 물, 새 물로 채워야 한다는 생각들이지요.   새로운 시대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융합의 시대, 각 분야를 화학적인 작용으로 하나로 만드는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문(文)과 이(理)가 함께 터진 사람이지요. 문리가 트인 사람입니다. 기술과 예술을 하나로 만든 사람, 인간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현실로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그 상상력을 아이패드에 다 집어넣을 수 있었지요.   
  농촌 사람들은 자기가 사는 자연 현상을 잘 살펴봅니다. 소쩍새가 어떻게 웁니까? 
소쩍쩍! 
우리 어머니께서는‘얘야, 올해는 소쩍새가 소꽉 소꽉! 하고 우니까 풍년이 들겠구나.’ 
‘얘야, 올해는 소쩍새가 소텅텅! 소텅텅! 하고 우니까 흉년이 들겠구나.’라고 하셨습니다. 
꾀꼬리는 언제 웁니까? 
꾀꼬리는 노란색에 양쪽날개에 까만 점이 있습니다. 나뭇잎들이 연두색에서 초록색으로 넘어가는 때 꾀꼬리는 웁니다. 
  마지막으로 피는 봄꽃은 무슨 꽃입니까? 
오동나무 꽃이 연보랏빛으로 피었다가 진보랏빛으로 집니다. 꽃이 참 오랫동안 피어있지요. 
덕치면 함양조씨 집성촌이 있는데 순창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술집이 있었습니다. 
‘덕치 조서방! 삼년 묵은 술값 내놔, 술값 내놔!’ 꾀꼬리 철이면 이런 소리로 울부짖기도 한다고 어머니는 말씀하십니다. 
‘꾀꼬리 울음소리 듣고 참깨 나고 도리깨소리 듣고 토란난다.’는 말은 농사짓는 사람들이 자연현상을 과학으로 만든 말입니다. 
지푸라기를 두 줄로 깔고 호박 썰어 말리는 것은 바람과 햇살과 물과 흙의 상생의 결과입니다. 
 
  교육은 자기를 가르치는 것, 가르치며 배우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은 개념이 없습니다.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감동을 잘 하는 아이들은 정직하고 진실합니다. 마음을 주고받는 일, 나를 알아주는 사람, 정직과 진실이 통하면 희망이 있어요. 정직과 진실은 구름 속에 있어도 언젠가 통해서 끝내는 이깁니다. 
‘오빠가 때렸어요!’등 이르는 일을 잘하기도 하는 2학년 아이들은 진정성이 있어 세상을 모두 새롭고 싱그럽고 신비로워합니다. 
2학년 어린이들에게 오전에는 교과 공부를 가르치고 오후에 글쓰기를 시킵니다. 사물을 자세히 바라보고 여러 가지 모습을 본 것을 그대로 글로 옮겨 쓰게 합니다. 
자기 나무를 정하고 자세히 관찰해서 글을 쓰게 하였습니다.  
  퇴직을 한다고 하니까 교장을 하라고 했어요. 
‘저는 2학년 3명 이상은 감당을 못합니다.’하고 퇴직을 했습니다. 
저는 희망이 없으니 편합니다. 남의 이야기를 듣고 행동하면 운명이 바뀝니다. 
생각과 행동을 바꾸면 운명이 바뀝니다. 아이들은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압니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자세히 보기를 하면 아는 것, 지식이 생기고 지식은 인간을 가꾸어 줍니다. 지식이 인격이 될 때 갈등이 일어나고 이때 생각이 나고 생각을 정리하면 글이 됩니다. 
다음은 아이들이 본대로 생각한대로 써온 글입니다. 
  
아버지 / 강슬기   
아버지의 일은 회사 일이다. 
회사 일은 어렵겠다. 
일이 꼬이면 풀기가 어려우니까 
줄넘기 두 개가 꼬이면 
풀기 어려운 거하고 
회사 일은 같겠다. 
 
벚나무 / 윤예은 
  
벚나무는 아름다운꽃이 핍니다. 
나는 아름다운 벚꽃을 보면 
마음이 조용해집니다. 
나는 그게 아주 좋습니다. 
  
여름 / 서정우   
이제 
눈이 안 온다 
여름이니까 
  
뭘 써요, 뭘 쓰라고요? / 문성민 
 
시 써라 
뭘 써요? 
시쓰라고 
뭘 써요? 
시 써 내라고! 
네. 
제목은 뭘 써요? 
니 맘대로 해야지. 
뭘 쓰라고요. 
  
언니 / 양승진 
'언니가 쿨쿨 코를 골아요. 
코굴코굴 참 시끄러워요 
숨이 팔딱 팔딱 뛰어요 
동시를 안 쓰고 잤어요 
언니가요' 

  
콩 너는 죽었다 / 김용택 
  
콩 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 나와 
또르르 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롤 쏙 둘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박완서 선생님께서 저를 찾아오셨는데 교실에 써 붙여 놓은 이 시를 보시고 저 시를 쓴 아이는 
   커서 큰 인물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콩 너는 죽었다」 이 시는 제가 쓴 시입니다.  
   
새로운 것, 생명이 있는 것, 자연을 보고 감동을 하면 행동이 바뀌고 운명이 바뀌어 집니다. 
 감동이 있는 곳은 언제 보아도 자연에 있습니다. 보고 또 봐도 이쁘고 또 이쁩니다.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는 자연, 나무는 어떤 것이 와도 다 받아들입니다. 

삶은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일 때, 새로워집니다. 새로운 인생이 되려면 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꼰대가 되면 안 됩니다. 받아들이면 변하는 것입니다. 
   
   
  선생을 그만두니까 네 군데서 오라고 했습니다. 조직은 쓴맛을 보여줍니다. 
  나이 들어 혼자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은 책 읽고 글 쓰는 것입니다. 
첫째, 저는 신문 3부를 구독하면서 끊임없이 공부합니다.   
사설, 칼럼, 인터뷰 기사, 그 외 좋은 기사를 읽으면 안목이 생겨 현실을 알고 세상을 살게 되므로 공부를 끊임없이 합니다. 
둘째, 지구환경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삶을 삽니다. 
셋째, 미술, 그림 전시회를 자주 관람하고 영화를 많이 봅니다. 그러면 예술 사랑으로 세상을 다 이해하게 되고 전 세계를 이해하게 됩니다. 
넷째, 인격을 갖춘 사람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인간이 되었다면 더불어 살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인성이 중요하지요.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 행복을 창조하는 사람, 자녀교육은 부부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행복을 찾아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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