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수필집》전시 및 필자 낭독회
한국수필작가회는 (사)한국수필가협회가 후원하는 《나의 첫 수필집》전시 및 필자 낭독회를 잠실 롯데월드 민속박물관 안에 있는 피천득 기념관에서 열었다.
필자 낭독회는 한국수필작가회 박원명화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김경실 수필가의 <수필집 전시의 변(辯)>을 들었다.
“첫 수필집에 대한 애정과 부족한 듯한 아쉬움을 간직한 채 등단 26년이 됩니다. 수필의 질적인 문제를 많이 고민한 세월이었습니다. 지금 존재하는 세계와 내재하는 문제를 뒤집어 보는 것, 앞으로 다작보다는 한 편이라도 명작을 쓰고 싶다는 욕심을 내봅니다.”
두 번째 최원현 수필가의 <수필집 전시의 변(辯)>을 들었다.
“23년 된 한국수필작가회에서 처음 여는 이번 행사에 첫 수필집 낭독회와 전시회에 직전 회장이라서 이 자리에 선 것 같습니다. 저는 11권의 수필집을 내 놓았습니다.
요즈음 매스컴에서는 최근 욘사마가 쓴 수필집이 일본에서 하루 30만 권씩 나가고 어느 가수는 10만 부가 순식간에 팔렸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 작가들로서는 허탈감을 느낍니다. 그래도 우리 작가회원 모두는 한국수필을 더욱 빛내주기를 바랍니다.
우선 김우종 문학 평론가의 회고담과 “수필이 좋다”라는 수필예찬 평설을 들었다.
“다른 나라는 수필 쓰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같이 이렇게 수필을 많이 쓰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수필은 굉장히 높은 수준에 와 있습니다. 1930년대 수필과 요즘 수필을 비교하면 아주 많은 차이가 납니다. 한국수필에 계속 평설을 쓰는데 시인으로 이름난 사람, 소설가로 이름난 사람들의 수필을 가끔 만나게 됩니다. 훌륭한 시나 훌륭한 소설 작품이 수준 낮은 수필을 씀으로써 그 명성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봅니다.
1960년대 후반기에 수필 쓰는 사람이 적어 나는 덕을 본 사람입니다. MBC방송에서 일요일 제외하고 오랫동안 매일 내 수필을 읽었습니다. 그 방송한 원고를 해서 책을 냈습니다. 방송을 타서 그런지 광고 효과가 극대화되어 2년 이상 저의 책이 제일 많이 팔렸습니다.
수필은 사실의 이야기를 쓰면서도 얼마든지 상상의 세계 이야기를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피천득 수필이 사랑을 받는 것은 피천득의 상상의 세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연〉은 춘천가려다 못 갔다는 이야기, 맨 나중에 올해 이번에는 정말로 춘천에 가야겠다는 말로 춘천이라는 고장과 기독교 계통의 성심대학교와 일본의 여자에 대한 그리움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직설적 표현을 하지 않고 독자가 스스로 상상하게 했습니다. 독자로 하여금 작가의 언어를 상상의 장치를 만들어 상상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사랑이라고 표현을 하지 않았어도 사랑이 느껴지도록 표현해야 합니다.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면 수필은 재미있게 접근하면 재미있습니다. 좀 더 치열한 작가정신을 가지고 써야 하지만 모두가 직업적 수필가 일 수는 없습니다. 거의가 아마추어 수필가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상적인 교양생활로 표현되는 수가 많습니다.”
정목일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은 한국수필작가회의 《나의 첫 수필집》전시 및 필자 낭독회를 축하한다는 말로 시작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도 첫 수필집 《남강 부근의 겨울 나무》를 전시했습니다. 30대 초의 상황과 나의 꿈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수필집을 보면 전율이 옵니다. 자연, 순수, 풀, 꽃, 촛불이 들어있습니다. 왜 사랑이 없느냐, 생동하는 삶의 체취나 인간관계의 글이 없느냐는 평을 들었는데 지금도 사람과의 관계보다 자연과의 관계가 더 편합니다. 사람과의 갈등, 삐침 같은 것도 표현했습니다. 첫 수필집은 순수와 각오로 되어 있습니다. 지금 보면 용지가 꺼멓게 퇴색되어 지질이 안 좋아 형편없어요. 그러나 한 권밖에 없어서 돌려줘야 합니다.
피천득 선생님은 86편으로 최고의 자리, 수필의 훈민정음으로 인정받고 계십니다. 제가 언젠가 절필하고 계신 선생님을 방문했을 때, 어떠한 청탁원고도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했습니다. 작가의 절필은 좋은 수필을 못 썼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더욱 열심히 하여 한편이라도 좋은 수필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첫 수필집 수록 대표 작품 낭독은 신용철 님의 <하이델부르크의 추억>, 최복희 님의 <토마토 한 상자>,김영월 님의 <문학의 푸르름을 향한 날갯짓>, 임승렬 님의 <그해 여름 어느 날>, 김자인 님의 <다시 읽어 보는 편지>가 있었고 중간에 김경실 님의 따님이기도 한 이지은 뮤지컬배우이며 추계예술대 교수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축가를 불러주었다.
전임 회장단이 나와서 케이크 커팅이 있은 후 전체 사진을 찍고 행사는 마무리 되었다.
이번 한국수필작가회 《나의 첫 수필집》전시회에는 작가 자필 소개를 곁들인 60권의 수필집이 진열되어 있다. 그중에 나의 첫 수필집《인생의 등불》도 졸필과 함께 얼굴을 내밀고 있어 부끄러움과 동시에 자긍심이 일었다. 짧지 않은 역사를 지닌 우리 한국수필작가회에서 시도한 첫 번째 전시회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첫 수필집《인생의 등불》은 내 후반기 인생의 큰 보람이다.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초로의 여인이 되어 ‘내 세상은 끝났다.’라는 생각을 할 때 가만히 찾아온 수필세계는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라고 속삭였다. 그래서 이정표가 된 수필은 나 자신을 끊임없이 공부할 수 있게 열정을 심어 주었다.
이 전시회는 앞으로 일주일간 10월22일~10월28일까지 계속된다. (2009.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