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쪽
사람들이 살기에 안성맞춤인 고장
따스함이 세상을 깨우던
삼십 년 전 어느 해 춘삼월
아는 이 한 사람 없는 타관 땅
친구에게 업서 한 장 띄워 놓고
아름답던 추억을 잊고
내 자신과 싸우던 인동초의 생활
하면 된다 오기로 버텨낸 아픔
고독한 철학
교육자의 삶을 펼쳤다네
참으로 아름다운 곳
내가 뿌리내리고자 선택한 터는
복사꽃처럼 평화롭고 순박함을 지닌
옛 고향 같은 곳이었다네
중앙로 은행나무 가로수에 앉은
텃새의 정겨운 소리
새콤달콤 입맛 돋우는 거봉포도의 가을 맛
곳곳에 선조의 얼이 담긴 문화재와
민족의 혼이 숨 쉬는 보물들
충혼의 절개와 피 흘러 지켜낸 아픔들이
평화로움으로 살찌우는 땅
타향인 나를 내치지 아니 하고
고향으로 키워 주었다네
장날에 가면 삶이 부딪는 소리
소와 닭의 울음에 정이 묻어나고
희망이 넘쳐나는 풍요로움은
나의 몸도 마음도 살갑게 살도록 하였네
나 이제 남은 삶도 활짝 핀 무궁화 꽃처럼
고향이 된 이곳에서 행복으로 살려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