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서당 이기호
집에 심었던 감나무는
나의 아들딸들이 그늘을 찾아 노닐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
고목나무가 될 때까지 그대로 둘지니
너희들
나의 아버지 손길로 남겨 두거라
내가 어린이였을 무렵
그 나무는 고마운 그늘
꿈과 희망 우러나오고
희로애락 젖어 놀았고
어머니가 입맞춤해 준 곳
아버지가 나의 손을 꼬옥 잡아주시던
꿈과 희망을 심어 주신 곳
가을에는 홍당무처럼
붉게 물들여져
어머니의 붉은 입술처럼
나를 보고 웃는다.